요즘 AI의 발전 속도는 정말 놀랍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변화를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AI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업무에 활용하면서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혼자서 일주일 정도 걸리던 일이 이제는 2~3일이면 끝나고, 그 시간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경험하다 보면 기업들이 왜 AI를 통해 인력을 대체하려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기존 업무의 상당 부분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AI가 기존 업무를 대신한다면, 경쟁업체들은 가만히 있을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기업이 비슷한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때는 무엇으로 경쟁해야 할까요?
모두가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면?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기업이 AI를 활용해 상세페이지를 자동으로 제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제작 시간과 인건비가 줄어들고, 수정이나 업데이트도 훨씬 편리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경쟁업체들도 같은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어느 쇼핑몰에 들어가도 일정 수준 이상의 디자인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AI를 사용한다고 모든 디자인이 똑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춰야 할까요? 아니면 광고비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할까요? 문제는 경쟁업체들도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가격 경쟁은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광고 경쟁은 마케팅 비용을 높일 수 있습니다. AI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지만, 정작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디자인을 판단하는 힘은 어디서 올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보기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지, 경쟁 제품과 어떤 차이를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디자인을 만들어냅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가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알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디자인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이 적절한지, 왜 좋은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디자인과 실제 사업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디자이너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모든 디자이너가 지금처럼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단순한 이미지 제작이나 반복적인 편집 작업처럼 기존 디자이너들이 수행하던 업무 중 상당 부분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 역시 변해야 합니다. 단순히 디자인 도구를 잘 다루고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왜 이러한 디자인이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도 AI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제안한 방향을 이해하고 검토하며 더 나은 결과로 발전시키려면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제가 수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
저 역시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AI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사용법을 연구하고 수업에 적용하지만, 단순히 프롬프트를 입력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법만 가르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이 디자인의 목적을 이해하고, 조사와 기획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고 개선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입니다.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교육하고 싶습니다.
기술을 넘어, 자신만의 차이를 만드는 일
AI의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마저 AI가 대신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 기술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는 경쟁력이 될 수 없습니다. 기업도, 디자이너도 결국 자신만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AI 시대에 디자인을 공부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누구나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